Q 해당 문구를 선정한 이유는?
A 나는 집에서 얌전히 쉬는걸 선호하는 성향의 사람이라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인 ‘이불 밖은 위험해’와 같은 의미의 문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처음에는 ‘우리 집 침대가 최고’라는 문구 정도로 짧게 해보려다가, 문구에서 ‘코로나’라는 현재 상황도 보이면서 작업에 쓰일 서체가 본문용 글자이니, 어느 정도 양을 갖춘 문장으로 구성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글자 수를 조금 늘렸다.
Q 해당 기호 활자를 선정한 이유는? 1번 작품 문구와의 연결성이 있는가?
A 작품 문구와 연결된다. 만든 문구를 기반으로 나름의 설정도 만들어 보았다. 나의 새로운 부족은 소심하지만 단호하게, 집 밖으로 나가기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집단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구성해 보았고, 이렇게 할 말은 다 하는 나름 단호한 이들을 나타내는 기호 역시 직관적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새로 기호를 만들고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보다는 문구의 핵심 단어인 침대를 그대로 표현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Q 해당 문구와 레터링(혹은 서체)을 조합했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A 웹 전시의 취지에 맞춰서, 컬러 역시 조금 튀는 컬러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만들다 보니 이미지의 분위기가 꽤 귀여워졌다. 하지만 전시에 사용된 서체를 기획하면서는 글자가 귀여워 보였으면 좋겠다고 바란 적은 없었다. 귀엽게 꾸며본 상황에 글자가 나름대로 섞이는 것을 보면서 내 서체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또한 전시가 진행되는 웹사이트가 어떤 모습일지 모르는 채로 작업했는데, 전반적인 웹사이트의 분위기와 내 작업에 사용한 컬러의 맥락이 서로 맞게 된 것 같아 좋았다.
Q 해당 작업(레터링, 서체 디자인)중 마주한 문제 상황과 그 해결 방법은?
A 글자를 사진이나 벡터 그래픽과 섞어 보는 이런저런 시도를 해 봤는데 제목용 서체가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뭔가 어중간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엎어버리고 레터링을 새로 할까 하는 고민까지 갔었다. 그러다가 어중간한 것보다는 확실하게 글자로만 이미지를 구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DOS창 같이 글자나 기호 활자만 이용해서 뭔가를 조합해보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최종 결과물이 나왔다.
Q 사회가 잠시 멀어진 지금, 작업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나의 주요 활동 영역이 집이다 보니, 카페나 작업실로 나가기 힘들어져서 개인 작업 진행이 잘 안 된다거나 그런 건 다행히 없다. 다만 회의, 강연, 전시의 오프닝과 같은 것들이 모두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각자의 진행 방식이 모두 다르고 개성있어 이런 것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작업하는 데에 새로운 영감을 주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 이번 네오-트라이브 전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일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이 답답한 것은 사실이지만, 뭔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나 이미지가 도출되는 상황 자체는 흥미로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