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해당 문구를 선정한 이유는?


A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은 요즘 매일 매일 느끼고 있는 제 마음이었다. 가족/친구를 만나고, 학교/회사에 가고, 식당/카페에서 맛있는 걸 먹는 등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일상의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Q 해당 기호 활자를 선정한 이유는? 1번 작품 문구와의 연결성이 있는가?


A ‘구름’ 기호는 옵티크를 위해 특별히 넣은 기호다. 별다른 뜻이 있었던 건 아니고 옵티크를 만들다가 힘들 때 구름을 관찰하면서 쉬었다. 그때 네덜란드에 살고 있었는데 바람이 많은 나라여서 그런지 하늘을 보고 있으면 구름 모양이 계속 바뀌면서 움직이는 걸 바라보는 재미있었다. 그렇게 한참 보고 있으면 잠시라도 머릿속이 비워지면서 답답했던 마음이 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요즘에도 집에만 있어서 답답할 때 구름을 종종 관찰하고 있어서 문구를 떠올리자마자 생각난 기호가 구름이다.


노은유의 기호활자


Q 해당 문구와 레터링(혹은 서체)을 조합했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A 말이 되고 공감 가는 다양한 문장들이 만들어지는게 재미있었다. 예를 들어서 ‘우리집 침대가 소중함’ 같은 것.


‘옵티크’는 한글과 라틴 문자를 위한 다국어 글꼴 디자인 프로젝트이다. 각 문자 고유의 쓰기 도구, 즉 한글은 붓, 라틴 문자는 넓은 펜촉(Broad Nib)을 바탕으로 디자인하여 서로 다른 두 문자의 인상을 조화롭게 만들었다. 옵티크는 시각적(Optical) 크기에 따라 본문용(Text)과 제목용(Display)으로 나누어 구성했다는 의미로 프랑스어 옵티크(Optique)에서 따 왔다. 이 작품은 옵티크 글꼴을 활용하여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글자 사이를 떨어트리고 그 빈 곳을 선으로 채움으로써 사람 사이의 거리는 멀어졌지만 마음은 연결되어 있음을 표현했다.


Q 해당 작업(레터링, 서체 디자인)중 마주한 문제 상황과 그 해결 방법은?


A 옵티크는 쓰기 도구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작업하다가 막힐 때는 쓰기 연습을 하거나, 멋진 펜글씨와 붓글씨를 감상했다. 그 외는 그냥 작업이 막히면 그날은 쉬는 게 좋았다. 맛있는 것 먹고 산책하고, 우리 집 정원에 놀러 온 옆집 고양이랑 놀아주고. 그렇게 쉬고 나서 다시 글자를 보면 안 보였던 게 보이기도 한다.


Q 사회가 잠시 멀어진 지금, 작업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일상적으로는 답답하지만, 다행히도 작업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집에서 혼자서 조용히 작업할 시간이 늘어난 것 같기도 하다.


노은유

글꼴 디자이너이자 연구자이다. 홍익대학교에서 ‘최정호의 한글꼴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안그라픽스, 2014)를 집필했다. AG타이포그라피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서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체’, 대한불교조계종의 ‘석보체’등의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미술학교에서 라틴 디자인을 수학하고 돌아와 옵티크 글꼴을 출시(2019)했다. 현재 노타입(NohType)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