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해당 문구를 선정한 이유는?
A 인스타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집콕 중’이라는 스티커를 출시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지 공유 스토리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여기서 따온 문구이다. 외부 활동이 제한된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 상황까지 위협받으니 불안한 마음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살면서 잠깐 멈췄다 갈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다함께 이참에 잠시 쉬어간다 생각하고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이 사태를 슬기롭게 넘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문구를 선정했다.
Q 해당 기호 활자를 선정한 이유는? 1번 작품 문구와의 연결성이 있는가?
A ‘집콕 중’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 부족을 긍정적인 집콕족으로 설정했다. 이들은 ‘이참에 쉬어갈 수 있게 된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 주로 이불 속에서 고개만 빼곰 내밀고 있다’고 상상했다. Ω는 그리스 문자에서 '마지막, 끝’의 의미를 지니는데, 마치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해 설정한 컨셉과 상황 모두에 맞아떨어지는 기호라고 생각했다.
Q 해당 문구와 레터링(혹은 서체)을 조합했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A 기존에 단정한 서체로 보여지던 글자에 보다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느낌을 부여하고 싶었다. 주변 지인들은 대부분 귀여운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스티커 기본 사이즈로 축소해서 보니 굵기가 조금 굵은 글자로 인식되어 흥미로웠다.
Q 해당 작업(레터링, 서체 디자인)중 마주한 문제 상황과 그 해결 방법은?
A 처음엔 네모난 방에 갇힌 것 같은 글자를 상상했다. 네모에 꽉 찬 글자이지만 안쪽 공간의 획은 방에서의 동선처럼 보였으면 했다. 디지털로 옮겨놓고 보니 다른 글자와 섞일 때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판단되어 가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면 수정했다. 막상 수정하고 나니 심심한 느낌이 들어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는’ 컨셉을 살릴 수 있도록 획의 모양에 변화를 주었다. 이 과정에서 손으로 글자를 쓸 때의 습관을 글자에 반영하려 했는데, 컨셉에 어울리는 모양을 찾기 위해 여러 번 뼈대를 스케치해 보았다.
Q 사회가 잠시 멀어진 지금, 작업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 생활의 패턴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수업도, 출근도, 미팅도 화상으로 이루어지고, 전시마저도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로 오프라인 전시나 행사와 관련된 일은 감소하고 브랜딩이나 웹처럼 무형의 가치가 높은 일이 증가했다. 어느 시점에는 모든 것이 원격화되고 매체 역시 이동하여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 한편으로는 발전을 위한 이야기로 들려 새로운 매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